거창고등학교의 특색교육

특색교육이란?

특색교육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는 특정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특정교육프로그램에 대한 독창성, 고유성을 의미할 것이다. 즉, 적어도 특색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우리 학교의 특색교육은 다른 학교의 특색교육과 어떠어떠한 점에서 다르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계고등학교 교육현장의 현실을 살펴보면, 특색교육이라고 이름 붙일만한 교육프로그램이 과연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도 그렇듯이, 교육과정운영에 대한 상당한 자율권이 주어진 특수목적고등학교나 자사고와는 달리, 일반계고등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자율권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특색교육을 실시하기가 무척 어려운 현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양한 특색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학교에서 어떤 좋은 프로그램을 한다더라, 우리도 그런 프로그램 한번 해보자’는 식의 벤치마킹 현상이 유행처럼 번져서, 특색교육이라는 미명아래 학교마다 시행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서로 비슷비슷한, 특색교육이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거북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거창고등학교의 특색교육

상황이 이러함에도 거창고등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몇 가지 프로그램, 예를 들어 ‘예술제’를 우리학교의 특색교육으로 내세우려 한다. 사실, 우리 학교의 예술제 프로그램의 경우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다른 학교에서는 그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으니, 당시까지만 해도 ‘예술제’를 거창고등학교만의 특색교육이라고 주장해도 이의를 제기를 할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단위학교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상황에 맞추어 많은 학교들 사이에서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면서 거창고등학교 예술제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늘어나게 되었다.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예술제가 더 이상 거창고등학교의 특색교육이라고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거창고등학교가 ‘예술제 원조’라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거창고등학교의 특색교육이라고 마냥 우길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예술제’가 거창고등학교의 특색교육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아무리 다른 학교에서 거창고등학교의 예술제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해도, 거창고등학교가 추구하고 있는 예술제프로그램에 대한 교육적 동기, 교육적 의의, 교육적 기대효과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은 흉내 낼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결국, 거창고등학교 특색교육은 거창고등학교의 정체성에 특색이 있기 때문이다.